고려대 연구팀, 만성 통증 질환 발병 원리 세계 최초 규명

PIEZO 단백질 과활성화가 만성 통증 유발
상피세포-신경 재배선 통한 통증 지속 메커니즘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최해웅 교수 연구팀이 만성 방광염과 과민성 장증후군 등 난치성 만성 통증 질환의 발병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반복적인 염증 이후 방광 상피세포(파란색)를 따라 통증 인식 신경(노란색)이 새롭게 증식하며 조직 안으로 침투하는 모습. 연구진은 이러한 '상피세포-신경 재배선(neuroepithelial remodeling)'이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핵심 과정임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 몸의 세포 방어 시스템이 오히려 새로운 통증 신경을 만들어 통증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염증이 압력 감지 단백질인 PIEZO(피에조)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새로운 생물학적 기전을 규명했다. PIEZO는 세포가 압력이나 늘어남 등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단백질로,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연구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방광과 장 등 상피세포는 평소 PIEZO 단백질을 통해 장기의 압력을 감지하지만, 염증이 반복되면 PIEZO의 양이 증가해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된다. 이 과정에서 세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SLC7A11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이로 인해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세포 밖으로 대량 분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분비된 글루타메이트가 주변 통증 신경을 자극해 조직 내에 새로운 신경이 증식되면서, 약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는 상태가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상피세포-신경 재배선’ 과정으로 정의했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는 SLC7A11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자 통증 신경 증식이 줄고 배뇨 장애 증상도 의미 있게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일시적인 진통제 처방을 넘어 만성 통증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PIEZO 단백질은 방광뿐 아니라 장, 폐, 관절, 피부 등 다양한 조직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과민성 장증후군, 만성 골반 통증, 섬유근육통 등 여러 난치성 만성 통증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6월 26일 생명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Cell』에 게재됐다. 최해웅 교수는 세포가 물리적 힘을 감지하는 기초 생물학적 현상이 질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규명한 연구라며, 만성 통증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기사링크 : 교수신문(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07086)